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마냥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6-6으로 맞선 9회말, 1사 2루 끝내기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성영래는 배재고 투수 조유한(3학년)의 초구 빠른공을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적시 2루타를 기록했다. 팀을 16강에 올려놓는 값진 한 방이었다.
경기 뒤 성영래는 “상대 투수의 직구 비율, 변화구 컨디션 등을 봤을 때 초구에는 무조건 직구가 들어오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9회초 6-4에서 6-6으로 동점이 돼서 걱정했는데 끝내기 안타를 칠 수 있어서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끝내기 안타가 여전히 실감나지 않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3학년 선배들 사이에서도 선발 자리를 꿰찬 성영래는 키는 170㎝로 아직 작은 편이지만 승부근성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윤현필 광주진흥고 감독은 “작지만 승부근성도 있고 펀치력도 강한 점이 한화 2루수 정근우를 연상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성영래의 입술 오른쪽 위에는 붉은 상처가 남아있었다. 손가락 한마디 길이의 상처는 1회초 2루 도루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주자의 스파이크에 할퀴어 남은 상처였다. 승리를 이끈 그의 강한 승부근성을 보여주는 흔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