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패스트볼 - 가장 오래되고 가장 보편적인 구종

동예영 2011. 5. 26. 12:26

패스트볼

패스트볼(Fastball) 또는 직구라 불리는 이 구종은 야구에서 가장 오래됐고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각종 기사에 투수의 최고 구속이 나오는 것은 패스트볼의 구속을 일컫는 것이다. 가장 보편적이고 많이 사용되기에 패스트볼의 속도에 대한 팬과 스카우트들의 관심 또한 식을 줄 모른다. 패스트볼의 범주에는 생각보다 많은 구종이 포함되기에 여기에서는 ‘직구’라고 불리는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에 한해서 이야기하기 한다. 크게 보면 스플리터(스플릿핑거 패스트볼), 커터(컷 패스트볼)도 패스트볼의 범주에 포함된다.

 

 

포심 패스트볼

포심 패스트볼은 보편적으로 가장 속도가 빠른 구종이다. 종종 투심 패스트볼을 더 빠르게 던지는 투수들이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최동원이 1980년대 초반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던졌다고 알려져 있으며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시절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팀 린스컴. 그의 포심은 뜨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출처: 케이채닷컴(http://kaychae.com)>

 

 

구속이 빠른 포심 패스트볼은 그 하나로도 충분히 위력을 발휘하지만 체인지업, 커브 등 속도 차가 큰 변화구와 조합을 이룰 때 위력이 더욱 커진다. 시속 150km짜리 패스트볼과 시속 130km 정도의 커브가 홈플레이트까지 도달하는 데는 0.1초 정도의 시간 차가 난다.

 

만약 타자가 패스트볼을 예상한 채 타격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는데 커브가 들어오면 절대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없게 된다. 느린 변화구를 예상했는데 빠른 공이 들어오면 타자는 서서 공을 지켜본 채 당할 수밖에 없다.

 

포심 패스트볼은 검지와 중지를 야구공의 실밥에 가로질러 걸친 채 던진다는 데에서 유래된 말인데 공의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회전(백스핀)이 걸리게 된다. 백스핀에 의한 회전력 덕분에 공은 중력과 반대되는 방향의 힘을 얻게 되고 회전이 없는 공에 비해 덜 가라앉는 공이 탄생한다.

 

백스핀에 의해 공이 홈플레이트에 도달할 때 타자의 예상보다 3~4cm 정도 덜 가라앉게 되는데 정상급 투수들 또는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가 정말 좋은 투수들은 백스핀이 걸리지 않은 공의 궤적보다 거의 20cm 이상 덜 가라앉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즉 타자의 예상보다 공이 덜 가라앉는 현상이 ‘공이 뜬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라이징 패스트볼’이라는 환상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패스트볼의 일반적인 그립

 

‘라이징패스트볼'은 실제로 공이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패스트볼에 비해 덜 가라 않는 것이다.

 

 

정말 공이 떠오르는 조건을 만들려면 적어도 시속 176km+초당 60회전을 하는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하는데 전 세계에서 이런 공을 던질 수 있는 야구 선수는 없다.

 

포심 패스트볼을 ‘직구’라 부르는 이유는 오버핸드 투수들이 포심 패스트볼을 구사할 경우 회전축의 흔들림 없이 지면과 수직을 이루는 백스핀을 가지게 되어 관찰자가 보기에도 직선적 궤적을 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리쿼터, 사이드암 또는 언더핸드 투수들이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의 경우 그립을 제대로 쥐고 던진다 하더라도 공을 뿌리는 각도의 영향으로 직선적 궤적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은 포심 패스트볼보다 약간 느린 대신 움직임이 심한 구종으로 투수의 피칭 메커니즘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뱀직구’라 불리는 공의 대부분이 투심 패스트볼의 범주에 포함되며 넓게 보면 싱킹 패스트볼 또한 투심 패스트볼의 변형된 형태라 할 수 있다. 현대 야구에서는 포심 패스트볼보다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투수가 더 많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으며 구속에 심각한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높은 빈도로 구사된다.

 

투심 패스트볼의 궤적과 스핀방향. 투심은 포심에 비해 횡적 이동이 많은 특징이 있다. <출처: 송민구>

 

 

투심 패스트볼을 가장 잘 구사한 선수로는 메이저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 그레그 매덕스(은퇴)를 꼽을 수 있다. 매덕스의 투심 패스트볼은 시속 143~150km 정도로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으나 공의 현란한 움직임과 환상적인 제구력이 합쳐지면서 그에게 사이영 상을 안겼다. 메이저리그에는 시속 145~155km의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하기에 매덕스의 구속은 결코 빠른 편이 아니었다.

 

투심패스트볼의 일반적 그립.

투수의 구질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수평 궤적상으로 적게는 7~12센티미터, 많게는 20~30센티미터 가량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투심 패스트볼은 공의 실밥에 검지와 중지를 나란히 얹어 놓고 던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으며 포심 패스트볼에 비해 백스핀은 덜하되 공을 횡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회전이 더 많이 걸리게 된다. 포심 패스트볼에 비해 횡적 이동 요소가 많기 때문에 투심 패스트볼을 마음먹은 대로 제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타자가 수평적 움직임이 크지 않은(노란색 궤적) 패스트볼을 예상하고 스윙을 한다면, 투심 패스트볼(붉은색)은 배트의 스윗 스팟에 절대 맞지 않게 된다.

 

 

 

송민구
야구 전문 블로그 <야구라>(www.yagoora.net)의 필진으로 활동 중이다. 스포츠 2.0에 기고 하였으며, 현재 네이트 스포츠 Pub에 기고하고 있다. Pitch f/x(투구추적 시스템)를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선수를 지켜보고자 한다. 

감수 신명철 (前 스포츠 2.0 편집위원)


발행일
201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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