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와 같이 같은 투수가 던지는 공이지만 던지는 방법에 따라 여러 형태의 궤적이 나타날 수 있다.
비 시즌기(겨울 훈련과 전지 훈련등의) 투수들과 관련된 기사 중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내용이 바로 ‘새로운 구종을 추가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구종은 거의 공을 잡는 방법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이것을 자신의 몸에 익힐 수 만 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물론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나, 구종 추가는 타자와의 승부에 있어 새로운 패를 하나 더 가지게 된다는 큰 의미를 가지기에, 많은 투수들이 구종 추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질
 ‘싱커볼러’라는 유형의 투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싱커를 주로 던지는 투수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나, 투수 자신은 패스트볼을 던졌음에도 관중이나 타자가 보기엔 싱커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브랜던 웹(Brandon Webb)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웹의 패스트볼은 그의 투구 폼 때문에 타자에겐 싱커로 보이기 때문에 ‘내츄럴 싱커’라고 일컬어 진다. 박찬호의 ‘라이징 패스트볼’과 브랜던 웹의 ‘내추럴 싱커’. 사실 두 선수 모두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우리가 부른 이름은 다르다.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구질’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구종이 공을 던질 때 까지에 의해 분류되는 방법이라면, 구질은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난 이후에 나타나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즉 구질은 투수의 피칭 메커니즘이나, 체격에 의해 결정되는 일종의 속성(properties)이라 할 수 있겠다. 피칭 메커니즘이라 함은 쉽게 투구폼, 즉 쓰리쿼터, 오버핸드, 언더핸드, 사이드암 등을 지칭하는 것인데, 가장 쉽게 보자면 임창용 선수가 던지는 패스트볼과, 김광현 선수가 던지는 패스트볼은 둘다 같은 구종이되, 우리가 보기에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 처럼 보인다.
또하나 구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투수의 체격인데, 랜디 존슨(Randy Johnson)은 현역시절 긴 팔을 이용해 보통 투수보다 훨씬 움직임이 더 커보이는 슬라이더를 던졌다. 랜디 존슨은 사실 이상적인 투구 메커니즘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을 던지는 동작 사이에 꽤나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그의 체격적 조건이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의 명성을 얻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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